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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ong anywhere/Singapore

싱가포르 여행기_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2년 12월)

by 캘리걸 2023. 5. 19.

싱가포르 여행계획을 짤 때, 가장 많이 고려하였던 곳이 바로 호텔이었다. 

엄마랑 가기 때문이고, 분명히 어르신들은 힘들어서 호텔에 머무실 시간도 많았을 테고, 

우리 비행기 일정도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다 보니, 아침 7시 도착. 밤 12시 출발이라 하루를 주구장장 머물 곳이 필요해 검색의 검색을 거듭하였다. 

특히, 

예전 9년 전에 혼자 싱가포르에 반 강제적으로 갔던 적이 있었는데.. (사유는 출장으로 발리를 가게 되어, 이참에 엄마를 모시고 가자고 결정했는데 엄마가 막판에 사정으로 못 간다고 결정을 해버려서..ㅡ,.ㅡ 붕뜨게 된 나는 돌아오는 티겟을 급히 서치 했다. 그런데 명절이라 5일 내내 돌아오는 비행기 티겟이 없었고 그나마 싱가포르로 가서 오는 게 2일을 더 빠르게 올 수 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싱가포르에 들렸던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비쌌던 싱가폴 물가와 사회 초년생의 압박으로 대학 배낭여행의 시절을 기억해 제일 싼 호스텔에 묵었었는데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찔한 경험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나름 합리적 가격의 숙소도 연말이라 30을 상회하였고, 컨디션들이 대략 어떤 상태인지 알기 때문에 엄마랑 여러 경험이 엮인 싱가포르인 만큼, 이번에는 저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 5성 이상 급을 고집하게 되었다. (a.k.a: 그냥 내가 가고 싶어서...ㅎ) 

원래는 마리나 베이를 묶으려 하여 예약도 했는데.. 가는 일정이 연말이라 숙박비가 가장 고점에 있을 때였고, 막상 이 돈으로 마리나 베이를 간다고 해도 만실의 사람들 사이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없을 거 같아 그냥 취소하였다. 

 

그다음 고려한 곳이 래플스 호텔 vs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이었다. 

사실 지하철도 잘 되어 있고 작은 도시인 싱가포르에서 위치는 그닥 따질 필요가 없었고, 좀 더 찾아보니, 만다린오리엔탈이 얼리 체크인 or 레이트 체크아웃이 되어서 고민 없이 이곳으로 선택하였다. 

 

 

첫날 공항에서 도착해, 우버를 불러 호텔에 가니 7시 반이였다. (싱가포르 공항 수속 스피드 무엇) 

다른 건물들에 비해 작았지만 튼튼하면서 고풍스러운 외관은 연식이 오래되었음에도 클래식해 보인다. 

 

일단 짐이라도 맡기려고 하고 미리 체크인을 하는데, 너무 친절하게 바로 입실 가능하다고 해서, 이른 아침인데!! 

너무 고마웠다. 대신 은근슬쩍 레이트 체크아웃을 물어보니 그건 안된다고 해서 바로 인정. (이게 어디야.) 그래도 엄마도 밤을 세서 왔는데 너무 친절하게 방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하셨다. 

예쁘게 장신된 트리가 원형으로 된 엘리베이터 타는 로비 중앙에 장식되어 있었다. 더워서 실감이 안 났는데 여기 오니 정말 실감이 난다. 

우리 층에 내리면 이와 같이 올드한 느낌. 그래도 최근에 홍김동전에서 나온 반얀트리를 봤는데.. 연식이 비슷하거나 여기가 더 오래되었음에도 그곳에 비해 시설이 노후화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우리는 중간 층이였는데, 저 중앙의 공간이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는 걸로 봐서, 위층은 평수가 넓어지는 듯 ㅎㅎ 

아래를 보면 전통 가옥 같은 건출물이 있는데 내부 바이고, 저곳을 통과하면 조식을 먹을 수 있는 뷔페가 나온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주 정갈한 우리 방이 나왔다. 다른 블로거들도 카펫에 말이 많았는데 뭐 별로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게 사진 찍을 때 안 이쁘다는 것 빼고는. 

창밖으로는 수영장, 관람차를 넘어, 마리나베이 호텔이 딱 보이고 그 뒤에 보타닉 가든이 보였다. 사실 이곳을 갈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고 동해 가보자고 하였다. 

 

또 하나, 팁이 만다린 오리엔탈은 바로 쇼핑몰과 연결되어 있었다. (바로 연결은 아니고 로비로 나와 옆 건물 계단을 이용하면) 여기가 마리나 스퀘어, 팬퍼시픽, 선택이 세곳과 연결되어 있고, 지하철도 이용할 수 있어 이 부분이 굉장히 편했다.)

이건 낮의 뷰 (마리나베이 짤림) 

이것은 저녁뷰 (앉아 맥주 마시면서, 굳이 보타닉 가든 갈 필요 없이 야간 조명쇼도 여기서 관람하였다.) 

조식은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찍진 않았는데, 첫날은 빵 위주로, 다음날은 밥 위주로 야무지고 구성 차게 먹었다. 

저 빨간 봉지는 엄마가 망고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 왔는데 방에서는 먹을 데가 마땅치 않아 가지고 내려와서 나이프로 힘겹게 쪼개고 있으니 직원이 보고 따로 식칼도 가져다주었다. 친절친절 

둘째 날 저녁에는 엄마가 싸 온 미역라면에 푸드코트에서 사 온 족발 같은 닭이랑 해서 먹음. (+ 맥주랑 뷰 보면서 먹으니 아주 쭉쭉 잘 들어갔다.) 

 

원래는 싱가포르의 반의 일정은 호캉스를 즐기자였는데, 수영복을 안가지고 와서 아쉬워하다, H&M 가서 수영복을 사서 결국 수영을 하였다. 그래도 나름 겨울이라 사실 앉아서 있기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고, 안에서 수영을 열심히 하다 들어가서 쉬었다. 겨울에는 온수풀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 

그래도 청명한 싱가폴 하늘을 배경 삼아 놀 수 있어서 즐거웠다. 

이제는 한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느낀 게, 9년 전에는 모든 게 비싸서, 맨날 카야토스트랑 라면만 먹다 갔는데, 이번에는 호텔이나 먹는 것이나 한국이랑 똑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구리가 온탕 안에서 서서히 끓여지듯, 한국 내에서는 체감을 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해외에서 나와서 보니 확실히 다르네..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