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2019년에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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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해외 이사라서 너무 궁금해서 미준모에 가입해서 맨날 #해외이사 #선박이사 #화물 등등으로 비슷한 조건의 키워드로 검색하면서 무엇을 가지고 가고 빼야 하는지 빼꼼히처럼 보면서 다이어리에 공부하듯 빽빽하게 정리하였다.
그나마 나았던 점은 자비로 이사하는 것에 비해서 까다로운 이사 업체 선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 이였다. 우리는 남편 회사에서 only 한 곳 만을 지원해 주셨기 때문에 간편하게 계산기도 두드릴 필요 없이 이사를 준비하였다.
처음 잘 모르면 대기업 위주 (한x, 현x 등) 을 사용하기가 쉬운데, 한국에서는 그 기업이나 협력업체가 준비하겠지만 미국에서는 말 그대로 현지 파트너가 진행하기 때문에 복불복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 확률은 기업의 규모와 경험이 작아질수록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이사 업체에 대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먼저 이사를 준비한 우리집의 스펙을 간단히 나열한다면,
- 어른 둘, 아이 하나 (30개월)
- 대형 가전은 모두 들고 가지 않음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 가구는 거의 가져감 (매트릭스, 쇼파, 식탁 등)
- 책과 옷 등의 잡동사니가 많다.
먼저, 이사 가기 약 한 달여 전에 담당자분이 직접 집을 방문하여서 집을 둘러보면서 짐이 어느 정도 인지 대략 사이즈 보시고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고, 이사 확정일을 정하고 가셨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삿날에 맞추어 뺄 거 빼고 넣을 거 넣으면서 짐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국내이사면 그냥 있는데 다 통째로 들고 가서 풀어버리면 그만인데 문제는 2 달이라는 어마어마한 배송 기간 동안 현재 집을 전세로 돌리고 남은 1달, 그리고 친청에 가서 있을 1달, 전압이 맞지 않아 필요 없는 가전이나 가구등은 주위 가족에게 나누어 주는 일 등.. 어떤 물건은 가지고 가는 것이 나은지 아닌지 고민하고 고민하는 일 등을 처리하는 잔업무도 보통이 아니였다. 특히 아이가 있기 때문에 테트리스 급으로 어떤 물건이 언제 필요하고 언제 옮겨야 하는지 각 아이템마다 중요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였다.
첫 번째 프로세스로 운송업체 담당자님이 가신 후, 우리는 그분이 주신 가이드라인과 미준모의 철저하고 자세한 조언에 힘입어 사서 미국으로 보낼 것들을 정말 사재기하기 시작했다. 1일 1 마트는 기본. 그것도 종류별로 돌아가면서 보았다. 식자재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대형매장 급하면 동네슈퍼..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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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이렇게 베란다에 쌓아두었다.. Plus 우리 거 말고 함께 입학하신 MBA 부부 분들것도 함께 받아서 증식하는 하여서 그나마 창고 갔던 베란다가 이제는 발 디딜 틈 없는 거지 소굴로 변신하였다.
대망의 첫번째 이삿날..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어나서 그냥 두고 갈 것은 이렇게 포스트잇으로 구분해 달라고 해서 아주 야무지게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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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오셔서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포장하시던 선생님들.
자로 잰 듯 일사불란하게 바닥에 보호재 깔고 모서리 벽에 덮개 싸시고.. 그 수많은 짐을 반나절 만에 엄청난 과대 포장으로 꼼꼼하게 싸시는 거 보고 엄마랑 나랑 역시 프로는 프로라고 감탄했다. 우리가 했으면 4-5일 걸렸을 것인데 이래서 경력직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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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박스는 110번까지 나옴. 포장재 비용만 해도 환경 문제를 야기할 정도로 엄청 사용하였을 것이다.저 큰 소파도 두 분에서 한번 휘리릭 하더니 곱게 포장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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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박스에 넘버링하면서 나랑 선생님이랑 일일이 몇 번 박스에 뭐 들었는지 확인하고 내가 수기로 쓰면서 보험 체크 하고 실어 날라 가셨다.. 무사히 미국에서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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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무나 깨끗해진 우리 집.. 나름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고 살았는데 얼마나 맥시멈리스트인지 알았음. 엄마가 이게 더 나은 거 같다고 뼈 때리심. 참고로 가전은 모두 시댁과 친정으로 이 분할해서 보내고 쓸모없는 가구들은 거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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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방에는 남편이 두 달 동안 전세 세입자 들어오시기 전에 입고 마실 일용한 물건들이 놓여 있음. 친정 들어오라고 했는데 회사랑 멀다는 핑계되면서 굳이 오지 않았다.. (냉장고를 친정으로 너무 일찍 빼가서 슬슬 더워지는 날씨에 남편이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없어 매우 슬퍼했음.)
그리고 두 번째 이사. (우리 짐 -> 친정)
남은 물건의 60%의 지분과 두 달간의 우리 물품을 모두 친정으로 보내서 친정도 우리 덕분에 초 맥시멀리스트가 되어 버렸다. 이것도 용달 불러서 사다리차로 옮기고 치우느라 가격도 일반 이사랑 거의 동일하게 받으면서 또 짐만 내려주시고 가기 때문에 이걸 따로 정리하느라 일을 두번 하는 것 같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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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사. (우리 집 -> 시댁)
시댁은 머나먼 포항이라서 이삿짐 가격이 트럭 한대임에도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내던 중, 어머님 아버님이 손수 아시는 분 용달 끌고 전세 계약일 직전에 짜잔 하고 올라오셨다. 험한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아버님, 남편, 도련님이 12층부터 1층까지 내리는 것도 난관이라서 잘 옮기고 포장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집에 남겨준 버리는 이불과 베개로 꽁꽁 싸매서 생각보다 안전하고 깔끔하게 포항까지 잘 가셨다. (아버님이 특히 찜했던 스타일러를 쟁취하셔서 굉장히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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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망의 이타카..
내가 남편한테 제발 박스들 넘버링된 것들만 각 방에 잘 배치해 달라고 하였는데 험한 몸 쓰는 일을 못하는 남편이 이타카에 혼자 있으면서 이 순간을 제일 힘들어하였다. 일단 뭐가 뭔지 모르겠고, 어떤 제품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 모르겠다 라는 것이였는데.. 그때는 원망했지만 생각해보면 박스에 [가전용품]이라고만 씌어 있으면 혼동스럽긴 할 것 같다.
가구 재설치하고 (가전은 하나도 없었음) 박스만 각 위치에 두는 대로 하루가 꼬박 걸렸다고 남편이 굉장히 강조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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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짐들 푸느라고 진짜 고생했다. 얼마나 꼼꼼하게 싸셨는지 식기랑 냄비 풀 때는 뾱뾱이가 저 주방을 한가득 차지했었음. 그런데 지금 보니 오히려 지금 보다 이때가 더 깔끔한 거 같다.
그래도 미리 집 내부 사이즈를 받아서 가구 실측하고 배치하고 수납장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모든 물건을 수납장에 밀어두었더니 겉으로는 아주 깔끔해 보였다.
이렇게 준비 기간부터 꼬박 세 달간의 과정을 거쳐하면서 끝나지 않는 포장과 해체 작업이 이제는 진절머리가 났다.
생각해 보니 2년 뒤에 갈 때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
결론은,
1. 해외 이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1,2,3차의 이사 순서가 존재)
2. 각 이삿짐은 매우 꼼꼼하고 확실하게 싸주신다.
3. 긴 이사짐 이동 일정에 맞추어 양국 사이에서 생존하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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