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이었는데,
바로 J씨일가에서 오복이 다음으로 태어난 사랑스러운 조카의 백일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요즘 이런 극한의 저출산을 뚫고 태어난 존재이자 XY염색체만 가득한 이 집안에 귀하게 태어난 딸로 동서가 임신하였을 때부터 온 가족의 주목을 받았었다.
백일잔치를 통상 집에서 하는 것과 다르게 오성급 호텔 파인 다이닝으로 하고 거기에 양가 어른에 우리 집까지 끼면서
'무슨 백일잔치를 돌잔치같이 하냐."
"너무 호사스러운거 아니냐."
"애기가 뭘 알겠냐."라는 양가 어르신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백일 동안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움집 생활을 한 시동생과 동서의 노고를 치하해서라도 멋진 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두어 달 전부터 예약을 해둘 때만 해도 타워뷰를 보장 못했는데,, (예약률 무엇..) 다행히 당일에 도착하자 Tower B 룸으로 안내받아서 들어가자마자 멋진 롯데월드타워를 배경으로 좋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화장실도 타워뷰 쪽으로 나 있어서 너무 멋있었는데, 특히 날도 좋아서 미세먼지 없이 저 멀리 하남 쪽까지 경치 감상 가능한 날이였다.
유리판이다 보니 날씨에 따라 항상 변화 무쌍하게 바뀌는 롯데 타워 뒤로 멋진 하늘과 석촌 호수 뷰가 아주 잘 어우러졌다. 지금 보니, 구름도 엄청 특이한 모양이다.
일단은 우리 공주님의 컨디션이 중요한데 일단 멋모르고 엄마아빠 따라 나와서 옷까지 갈아 입히고 혼이 나가 있는 타임에 빠르게 사진을 찍었다. 이제는 백일 되었다고 범보 의자에서도 잘 앉아 있고 사진 찍을 동안 이쁘게 앉아 있던 조카양.
맨날 내의 입다 튀튀 트레스가 불편한지 뜯고 입에 물고 했지만 그래도 울지 않고 있던 것으로도 기특하였다.
근데 사진 엄청 찍은 거 같은데 막상 괜찮은 사진이 없어서 우리끼리 사진을 교환했음에도 겨우 살린 사진. 이래서 전문 사진가가 필요한가 보다.. 아무튼 포토타임 가지고 심기가 불편해 주셔서 바로 옷 갈아입고 우유를 먹고 기저귀 가니 다시 평화를 찾은 조카딸.
그 사이 우리는 음식을 시켰는데, 다들 돈을 쓰더라도 맛있는 걸 먹자는 대표 주자 시동생의 머리로는 가성비 극악인 코스보다는 각 메뉴를 시켜서 인당 최저 금액을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열심히 시켰다. 그래도 나름 각 메뉴별로 시키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저 에피타이저는 메뉴명이 기억 안 나는데, 마요소스랑 연어알 같은 것이 어우러져 엄청 특이한 맛이 났다. 하지만, 역시 그래도 가장 맛있는 건 원래 입에 친숙한 삼겹살, 탕수육, 사오롱 빠오.
(나중에, 오복이 혼자서 샤오롱빠오 5판 먹은 것은 안 비밀.. 갈수록 잘 먹는다. 우리 아들)
그리고, 메인으로 베이징덕을 시켰는데, 요리사분께서 진짜 구이를 눈앞에서 구워주시면서 풍미를 더해주셨다. 무엇보다 소스 3가지랑 밀전병, 야채까지 세트로 싸 먹을 수 있게 나와서 진짜 한상 먹는 느낌이 제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저 토마토바질 닭고기 볶음은 요리 중 나의 원픽. 이탈리아식 같은 재료인데 중화식으로 불맛 나서 볶아서 정말 맛이 좋았음.
하지만, 토마토닭볶음 이후로 점점 배는 불러가는데, 아직도 금액은 충분히 도달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j씨 형제가 1000원이라도 넘지 않게 머리 굴려가며 시키는 거 보고 웃겨 죽을 뻔했다.
전가복, 해물짬뽕, 크림 새우 등등 요리겸 식사도 계속 시키는데도 왜 기준이 안 충족하는 거죠?
나중에는 13,000 원짜리 아몬드크림 아이스크림도 시켰는데 이것도 맛있네!
아무튼 계속 먹다보니 어느새 롯데 타워는 어두워졌고, 한 명씩 번갈아 가면서 안고 있던 조카따님은 지켜 잠들어 버렸다. 엄청 배불렀지만 그래도 너무 맛있어서 다 먹고 말겠다는 의지로 꾸역꾸역 먹고 얘기하다 보니 소화가 되어 갔다.
확실히 메뉴로 시키는게 더 푸짐하게 나오지만 왜 코스 시키는지 알겠는... 한 명은 메뉴판 붙잡고 씨름하면서 음식의 순서, 양, 가격을 모두 계산해야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아니었기 때문에 편하게 먹었지만/
또 언제 타워뷰 보러 도림 오겠어. 후기를 보니, 소공점보다 잠실점에 훨씬 쾌적하고 깔끔하다는 후기가 있었는데 잠실점이 확실히 완승이였다.
처음은 조카따님의 백일이였지만 끝은 우리의 돼지런한 코스로 마무리한 금요일 저녁
그래도 우리 조까딸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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