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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ong anywhere/Korea

용두동 맛집_시카고 커리, 우더스커피바

by 캘리걸 2023. 6. 15.

우리 동네는 서울 시내에서 사시사철 몇 년째 공사 중인 지역일 것이다. 전농 뉴타운 개발을 바탕으로, 청량리 재개발까지 매일매일 가열하게 공사 중인 지역인데, 쭉쭉 뻗어 나가는 공사장 사이에 나름 위태위태하게 주택가를 유지하고 있는 용두동이라는 곳이 있다. 겉으로는 보기에 좁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택가라 별거 없다고 넘어가기 쉬운데 생각보다 이 동네 속에 알차고 맛있는 식당도 많고 힙한 카페도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본 시카고 카레와 우더스커피바 후기를 남긴다. 

 

1. 시카고커리

https://place.map.kakao.com/214370531

 

시카고커리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31길 23 1층 (용두동 39-110)

place.map.kakao.com

용두동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동대문구청 쪽에 있는 밥집인데 정말 작은 가게 규모로 인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가게이다. 하지만 맛은 지나칠 수가 없는데.. 들어 서면 3개 정도 테이블에 많아야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데 그 뒤에 주방은 정말 협소해서 주방장님 혼자서 있기에도 빠듯해 보일 정도로 작은 주방이다. 하지만, 나오는 카레는 정말 독특하면서도 부드럽고 건강한 맛이 나서 이런 좁은 주방에서 이런 맛이 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카레는 기본맛/매운맛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토핑에 따라 야채, 소시지, 닭고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매운맛 야채 카레, 오복이는 소시지 일반 카레를 시켰는데 우리 오복이는 카레를 정말 좋아하지만 나와서 먹는 음식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는지 나와서는 카레 먹는 걸 싫어한다. (아무래도 다른 맛있는 게 더 많은 데 굳이 먹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이날은 같이 시켜서 먹는데 맛있었는지 소스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는 것을 보면서 오늘 외식 데이트도 성공했다고 느낀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같이 곁들여 나온 야채도 잘 먹어서 야채 먹이기에도 뭔가 희망이 보이는 듯. 

 

시카고 커리 (12,000원) / 치즈소세지커리 (12,000원)

동네에서 먹는 소소한 저녁이지만 동네 작지만 맛있는 식당에서 아들과 저녁 바람을 받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하면서 저녁을 먹는 이런 순간이 아이와 즐기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동네에서 건강한 집밥을 먹으면서도 특별한 외식 맛을 느끼기에 가장 적절한 맛집이다. 

 

 

2. 우더스커피바 

https://place.map.kakao.com/1276600101

 

우더스커피바

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37길 11 1층 (용두동 39-895)

place.map.kakao.com

그다음은 단골은 아니지만, 간간히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되는 우더스커피바. 

재택을 하는 날에는 오복이를 등원시키고 카페를 가는데 우더스는 안타깝게 11시부터 문을 연다. 그래서 시간이 잘 안 맞는데 그래도 우더스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날에서 집에서 일하다가 딱 시간 맞지 11시경에 가면 한가한 골목 사이에서 멋쟁이 사장님이 항상 담배를 피우고 계신다. 그럼 오픈했구나 라는 시그널로 알고 카페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일을 한다. 

 

아래와 같이 전경에는 아무런 간판도 표식도 없는데 안은 얼마나 감성이 넘치는지 용두동 골목에서 이곳만 성수동으로 만들어 버리는 매력이 있는 카페이다. 

카페 우더스 전경 및 실내

 

나름 인더스트리 감성인데 천장을 그냥 노출 콘크리트로 한 게 아니라 하얗게 칠을 해 놓아서 감성은 감성대로 살면서 깔끔해 보인다. 아침에는 해도 딱 골목에만 비추어서 아주 깔끔한 분위기가 제대로다. 거기에 식물이랑 여기저기 제멋대로 전시한 듯한 책과 그림들이 어우러져서 뽐내는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다.  

어디서 찍어도 감성 철철

저렇게 넓은 테이블도 있고 극장은 화장실인데 화초를 많이 넣어서 이 동네 낡은 빌딩의 취약한 화장실 구조도 아름답게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부린다. 여기는 항상 오면 인테리어와 감성에 취해서 커피 사진을 안 찍는데 커피머신도 좋은 것을 가져다 놓으셔서 커피 퀄리티도 좋다.

또, 트렌디하게 오트라테, 플랫화이틍 등의 시그니처 메뉴도 가득하다.

11시 즈음부터 일하고 있으면 아무도 없다가 12시부터 어디선가 사람들이 스멀스멀 와서 1시 정도 되면 사람들이 가득 찬다. 이 동네의 사랑방 같은 느낌도 나고..  

심지어 화장실도 멋짐!

다시 골목을 지나 집으로 가는 길에 용두동의 골목은 이렇다. 오래된 주택 사이에 이제 웅장하게 들어사는 한양수자인이랑 헤링턴, 롯데캐슬 들에 압도될 거 같고, 이 골목도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어떤 집은 관리하길 포기하는지 다 쓰러져 가는 집도 있고 아니면 위더스 같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곳도 있고, 

청량리의 화려한 아파트 빌딩 사이에서 최후의 주택촌으로 버티고 있지만 3-4년 뒤에 여기도 언젠가 다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래도 현재의 용두동의 감성, 골목골목 사이의 맛있는 음식과 멋진 카페는 충분히 즐길 만하다. 

과거와 미래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