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하지고 있어, 간만에 남편 옷이나 오복이 옷을 볼까하고 동네 롯데백화점으로 향했다.
아무 생각없이 한바퀴 돌다 유니케주얼 층을 갔는데, 몇 주 전에 유니클로 작은 매장이 공사 중이라고만 써붙이고 (벽면에는 뭘 고치는지 안 알려주던)
감쳐왔던 공간이 이전보다 X3 된 유니클로 매장으로 확장되었다. (아니, 원래 매장이 이정도였는데, no Japan 이후로 작아졌다가 다시 커진 것이니 부활한 것으로 말하는 게 맞을 수도)
* 의류업계에 전혀 감이 없기 때문에, 매출이 회복된건지, 공격적인 확장을 하려는지 몰라 대략 기사를 찾아보니, 작년 매출이 yoy 20% 상승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 다시 매장 확장할만하군.
원래도 나는 유니클로 옷을 별로 사입지는 않았는데, 남편은 유니클로 옷을 좋아해서 매장을 둘러보았는데, 몇 가지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들이 많이 보였다.
- 유니클로 로고명 영문만 노출: 이전 유니클로는 일/영 병행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영문으로만 줄였다. No Japan 이후로 변경된 것이긴 할테지만 철저히 로고를 숨기고 있고, (모든 상품이 그렇진 않았지만) 택부분도 한글화 작업을 통해, 일본어 노출을 최소화 하려고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중국만 영문을 쓰고, 미국이나 다른 국가는 여전히 병행하고 있긴 하다. 그리고 이전에 많이 보이던 모델 이미지 랩핑 사진도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2. 디지털 전환: No Japan 이후, 매장수가 줄면서 어느곳에서든 접근할 수 있었던 매장 접근성 확보를 위해 앱, 인터넷 오더를 집중한 게 오히려 신의 한수일지도 모르겠다. 매장도 인건비 감소를 위해, checkout 부분도 무인계산대로 변화시켰는데 이게 너무 신기하였다. 바코드를 직접 대고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깊게 파인 박스 안에 옷을 담으면 센서 작동으로 옷 개수와 가격이 바로 측정되어지는데, 고객이 하나씩 찍으며 대조할 필요 없어 checkout 시간도 줄여주고 결제도 간편해져서 최근 경험한 무인계산대 중 Top of Top 이였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바로 앱 연동 되어 영수증을 보내는 것도 그렇고, 다들 DX 말만 부르짖지만, 조용하게 가장 빠른 변화를 보인 모습이라 이 부분이 가장 신선하였다. 그리고 단순히 DX만을 무작정 들어온 것이 아니라, 자사의 제품, 특징에 걸맞게 굉장히 세심하게 process innovation을 거쳤다는 것이 여러 과정에서 느껴졌다.
3. 산뜻하고 밝아진 매장 조명: VMD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지만, 이전보다 조명이 휠씬 밝아지고 통로도 넓어져 이동하기 편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매장이 새롭게 리뉴얼하면서 당연히 이전보다는 업데이트되었을 것이다.
3. 라이프웨어: 원래 있던 것인지 모르겠는데, 계산을 하고 궁금해서 한부 챙겨 나와 읽어보았는데, 여기서 유니클로의 브랜드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인터뷰 대상자가 95% 서구권 사람이다. (호주, 미국, 유럽 등등) 함께 단체로 인터뷰를 하는 인원에 일본인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일본인조차 해외거주 및 반 외국인이라 볼 수 있는 배경을 소유하였다. 그리고, 내용도 옷에 대해 노골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도예를 하고, 트레킹을 하고, 살림을 하는 대상자의 라이프를 주로 소개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유니클로의 옷을 부가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기서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편안하고 본인의 삶을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주는 친숙한 의류라는 콘셉트를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치며,,,
유니클로 매장에서 옷을 가지고 나오면서, 일본적 색체 제거, 산뜻하진 비주얼, 편리한 구매 과정, 브랜드 철학을 담은 매거진 통해, 유니클로가 이전의 자신의 오리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전환을 열심히 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구권 국가의 번화가 거리에 한국에 있는 이 매장을 가져다 놓는다면 모르는 사람은 잘 뜯어보지 않는 이상 이 기업이 일본기업이라는 생각이 분명 들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익세력에 돈이 들어가고 그런 부분들이 이슈화되면 공들여 쌓아 놓은 브랜드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 일 것이다. 유니클로가 이런 철학 및 지향점까지 얼마나 태세 전환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보이는 자체로는 꾸준히 지속적인 브랜드 변화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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