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묵호 세컨하우스를 계약했을 때 만해도, 매주 가자는 원대한 포부를 지니고 있었지만,
체력 저하와 월요일을 생각해야 하는 직장인의 삶을 고려하였을 때, 이주에 한번이 적절하다고 남편과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3-4월 간 남편은 뉴욕 출장은 두 번이나 다녀오고, 나도 프로젝트가 한번에 두 개나 몰리는 바람에 너무 바빠서 두 달 간 묵호를 간 적이 두 번. 결국 월에 1번 씩 간 꼴이 되었다. ㅠ
그 사이에 추웠던 동해도 따뜻해지는 날씨를 체감할 수 있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밤에 묵호 집에 도착하면 너무 추워서 난방을 1시간을 돌려야 겨우 따뜻해졌는데, 3-4월을 거치면서 난방을 키고 달궈지는 적정 온도 도달 시간이 점차 짧아지는 것 이였다.
두번째는 바다. 회색빛의 창백한 바다색이 갈수록 청량한 파랑&초록으로 조금씩 변해 가는 것을 보면서 이번 여름에는 얼마나 반짝 거 릴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맘 먹고, 해변에서 있을 파라솔과 비치 의자를 구매했다. (남들은 다 멋진 브랜드 캠핑용품 장만할 때, 이마트에서 최저가 노브랜드 산 우리, BUT, 싸고 튼튼하다.)
이번에는 저번에 가려다 못 갔던 동해와 삼척 사이에 있는 추암해변에 갔다.
추암하면 어디선가 추사 김정희가 그렸다는 그림이 있었던 거 같은 간접 역사지식 밖에 없는데 가서 보니 멋진 바위와 풍경이 애국가 배경으로 나올만한 곳이였다. 협곡을 관찰할 수 있는 측면 다리를 건너 풍경을 바라보니 정말 멋지고 지난 쌓여왔던 스트레스가 절로 풀리는 느낌이였다.
가만히 앉아 풍경을 바라보다 옆 뒷길로 내려오니 바로 추암 해변이 펼쳐져 있었는데, 역시나 우리 오복이는 모래 보자마자 냅다 꿇어앉아 또 모래놀이.. (언제까지 할꺼야.. 너 이제 학교가야해..)
모래사장에 자리잡은 아들과 넋나간 남편을 보고 오늘 있을 곳이 이곳이 라는 생각에 차에서 파라솔과 캠핑의자를 가지고와 아래와 같이 펼쳤다. (저 위 하얀다리 위를 지나면 그림책 박물관도 있다는데 비올 때 가봐야지..)
역시 장비 빨이다.
햇빛도 막아주고, 앉아서 경치도 보고 노래도 듣고 하니 한두시간은 그냥 순삭으로 사라진다. 앞으로 여름은 내내 이 의자에서 망부석처럼 있지 않을까 예상되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항상 마무리는 3,8일에 맞추어 북평민속시장에서 가락 국수 먹어주어야 함.
인간극장에 7년 전에 나온 집인데, 모든 가격이 4,000원인 요즘 세상에 찾아볼 수 없는 혜자 중에 혜자집이다.
사실 이집 말도 다른 집도 맛은 비슷하다.
우리는 항상 묵사발, 가락국수, 메밀부침 시켜서 먹으면 딱 맞는다.
알고 보니, 남편 예전 교생 실습할 때 제자 분이 여기서 군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여서 진짜 4년 만에 만났다. 그 전에는 대학생이라서 우리 집에도 놀러 오고 했는데 시간 무엇...
한결 해변 모래사장에서 아침 9시부터 만나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왜 아침이냐면 군인이라 밥 먹고 빨리 복귀하셔야 한단다. ㅎㅎ
요즘 세상에 해변에서 고기 구워 먹는 게 아직도 가능한가 하고 모르고 살았는데, 데크에서만 먹지 않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데크 앞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피고 앉아 삼겹살을 아침부터 구워 먹었다.
(뒷 데크가 산책길이라 사람들 엄청 많이 다녔는데, 재네들을 아침바람부터 무슨 삼겹살이야 하는 표정으로 한결같이 우리를 바라 보았다. ㅠㅠ ㅋㅋ)
각종 도구는 제자 분이,
먹을 거는 우리가 하나로마트에서 사옴. 지금 보니, 김밥에 메밀전에 맥주에 야채에 아주 바지런이 챙겼다. (참고로 동해 하나로마트 메밀전 핵꿀맛임)
맛은 말해 뭐함, 정말 핵 꿀맛이였다. 삼겹살 먹고 소세지 구워 먹고 입가심으로 주변 편의점에 가서 라면도 사와 그릴에 끓여 먹었다. 오랜만에 만난 분이라 이런 애기 저런 애기 하면서 고기도 구우니 입도 손도 바빠서 시간도 금방 흘러갔다.
저 소세지 뒤로 화장실, 편의점이 있다. 화장실에서 간단한 쓰레기는 버릴 수 있는 휴지 비닐은 모아서 버릴 수 있어 간단한 뒷정리도 가능. 남편한테 담에 구워 달라고 했더니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
아무튼, 동해 현지인 (그래봤자 3개월 ㅎㅎ)한테 야외 삼겹살 구이도 전수 받고 아주 득템한 하루.
무엇보다 남이 구워주는 삼겹살이 제일 맛있음.
그리고, 두 번째로는 추천 받아 간 노봉 해변.
다른 해변과 달리, 주차장과 들어가는 입구가 바로 없어 비포장 도로를 조심조심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들어가면 드넓은 사이즈에 비해, 정말 드문드문 있는 사람들.
낚시하는 아저씨들 외에는 우리 밖에 없어 바로 파라솔 치고 앉아 또 2차 모래놀이를 시작하였다.
해변에서 미리 쿨링해 온 화이트와인에 잔까지 야무지게 챙겨 마셨다. 맥주에 비하면, 와인이 준비하는 준비물이 더 많이 필요한데 더 맛있는 건 왜 일까..
그리고, 나중엔 다른 친구도 합류해서 함께 놀았던 오복이. 모자는 모내기인데 아래 옷은 나름 해변 세이프 가드 느낌이다.
그리고, 무릉별유천지라고, (잘 봐야 한데, 대충 읽으면 무릉산별천지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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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무릉 지역 산에서 무려 68년도부터 석회석을 채굴하였던 곳을 관광단지로 조성하였다.
루지, 코스터, 페러글라이딩 등 여러 엑티비티가 있어서 아예 채굴은 멈춘 줄 알았는데, 위로 올라가서 조명하면, 저 멀리서 덤프트럭이 왔다갔다 하니, 아직도 부분 채굴 중 인듯 하다.
옆에서 언뜻 보니, 엑티비티는 나름 신체 스펙을 꼼꼼하게 보시고 구매할 수 있게 해주시는데, 우리는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 모드로 입장권만 내고 버스를 타고 둘러보았다. 아직 라벤더 시즌이 아니라 꽃이 피지 않았는데 올라가는 산등성이 길에 라벤다 가든이 있어서 한두달 뒤에 오면 정말 멋진 장관이 벌어질 듯하다.
무엇보다 이곳의 명물, 시멘트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a.k.a. 흑임자 아이스크림)
나름 회색 석회암 사이에서 유천지 전체 컬러도 그렇고 시그니처 디저트도 특색 있게 아이디어를 낸 듯 하다,
이로서, 동해 봄 나들이는 한결, 노봉, 추암을 모두 둘러보아서 기존에 보았던 어달, 망상까지 동해 왠만한 해수욕장은 클리어 한 듯하다. 이렇게 동해 반시민으로 한발자국 가까워져 가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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